언론 감시하다[1]

인천시, 유정복 측근에 보은성 광고비 집행 의혹

인천시 시정을 홍보하는 부서인 공보담당관실 2023년 예산은 133억 원이다. 홍보기획담당관 35억 원 등을 포함하면 대변인실 총 예산은 187억 원이다. 매년 200억 원에 가까운 세금이 시정홍보에 쓰이는 셈이다. 이 중 상당수가 언론사 광고비로 나가지만 지금껏 제대로 된 감시는 없었다.  ‘언론은 언론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악습 때문이다. 뉴스하다는 창간 프로젝트 ‘언론 감시하다’를 시작하며 그 속살을 처음 들여다봤다. 

2022년 6월 1일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이 당선됐다. 민선 8기 전과 후. 광고비 집행 변화를 보기 위해 2021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인천시 공보담당관실 월별 언론사 광고비 2천425건을 전수조사했다. 홍보기획담당관실 월별 언론사 홍보비 95건을 포함하면 총 2천520건의 예산집행내역을 분석했다.

그 결과 유 시장이 취임한 7월부터 같은 해 연말까지 11개 매체가 신규로 광고비를 받았다. 민선7기 후반기인 2021년과 2022년 연초까지는 예산을 받지 않은 곳들이다. 이중에는 유 시장 캠프 출신 인사와 현직 특별보좌관이 발행인인 언론사들도 포함돼 있다.

<표>  민선8기가 출범한 2022년 하반기 인천시 광고예산을 받기 시작한 언론사(2022.7~2023.5) 

인천시 언론사 광고비 시장 측근이 타갔다

2022년 하반기 광고를 받기 시작한 매체 중 2개사는 유 시장과 정치적 인연이 있는 인물이 발행인을 맡은 곳이다. 

위클리피플은 2022년 10월 500만 원, 11월 400만 원, 12월 400만 원 등 총 3개월 만에 광고비 총 1천300만 원을 받았다. 위클리피플의 인터넷신문인 주간인물위클리피플도 11월 430만 원을 받았다. 올해는 2월 400만 원, 4월 400만 원이 집행됐다. 주간인물위클리피플 역시 3월 500만 원을 타갔다. 유 시장 취임 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3천30만 원이 나갔다.

이 매체의 발행인 A씨는 현재 유 시장의 대외전략특보다.  2014년 유 시장이 민선6기에 재임할 당시에는 대외투자협력특보를 지냈다. 특보는 시장의 시정에 관한 정책자문뿐 아니라 시장의 주요 정책 수립과 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A씨와 유 시장은 시청 밖에서도 밀접한 관계였다. 유 시장은  A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사단법인 인천투자협업협회(인투협)의 고문을 지냈다. 인투협은 2016년 유 시장에게 ‘우리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 상을 줬다. 인투협에서 대외협력팀장을 맡았던 인물은 현재 위클리피플의 편집장이다. 

위클리피플은 송영길 시장의 민선 5기와 유정복 시장의 민선 6기에도 인천시 광고비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다만 민선 7기때 광고비를 받지 않았고, 시정 보도 역시 거의 하지 않았다. 발행인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A씨는 “민선 7기 때는 제가 생각한 분이 시장님이 아니시다 보니까 시정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며 “이제 유정복 시장님 되시고 나서 기사를 조금 더 보탬이 되도록 좀 써드려야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보가 발행하는 언론사에 광고비가 집행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물음에는 “시에서 월급을 받는 임명직이라면 이해관계 충돌이 문제되겠지만 저는 민선6기나 지금이나 비상근 위촉직 특보”라며 “시장의 위촉직 특보로서 역할이 아니라 언론사 발행인 입장에서 판단해서 인천 시정을 홍보해 드린다”고 말했다.

시가 신규로 광고비를 주는 언론사 발행인 중에는 유 시장의 선거를 도와준 인물도 있다. 2022년 11월부터 광고비를 준 판코리아뉴스는 지난해 500만 원, 올해 4월 200만 원을 받았다. 이 매체의 발행인이자 편집인 B씨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14) 당시 유정복 시장 캠프에 있었다. B씨와 고주룡 인천시 대변인은 서로 친구라 부르는 사이다. 

B씨는 "그래요 내가 유정복 시장 저기(캠프)도 도와주고 고주룡도 알고 그래요. 고 대변인 취임하고 시청 찾아가서 만나긴 했지만 공보관이 있어 권한이 없다더라"며 "(고 대변인은) 친구들끼리 이렇게 모임 하다 보니까 (알게 됐고) 옛날에 알았던 아니든 그게 뭘 그렇게 중요합니까? 우리가 사적인, 사생활 그런 거를 너무 묻고 막 이러는 것도 우리 저기 좀 벗어나는 거잖아”라고 말했다.

고주룡 대변인은 “저는 개인적으로 그 친구를 알지만은 거기에 대해서 홍보비를 제가 주라 마라 하지를 않았다”며 “큰 틀에서 보면 광고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보면 다양한 판단들을 하는데  누가 캠프 출신이다 신분이다 이러지 않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언론인 출신 챙기기 전관예우 격

시가 광고비를 집행한 매체 중 창간한지 불과 몇 개월 되지 않은 신생매체 두 곳도 있다. 두 매체 모두 지역언론 출신 기자가 발행인이다.

뉴스코아는 2022년 11월 처음으로 광고비 300만 원을 받았다. 이 매체는 같은 해 7월 15일 등록한 매체다. 미디어경인은 2022년 9월 20일 언론등록을 하고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11월 500만 원을 받았다. 올해는 1월 200만 원, 4월 200만 원을 받는 등 지난해 연말부터 이번 상반기까지 900만 원이 나갔다.

인천시는 광고비를 차등지급하는 기준으로 매체 영향력과 효과성을 제시한다.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그나마 기존에 보도를 해왔던 곳이라면 보도량이나 내용으로 어느정도 판단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신생매체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광고비를 지급했을까. 시의 입장은 이랬다.

유준호 인천시 공보담당관은 “예전에 언론에서 정치부장이라든지 이런 역할을 하시던 분들이 인터넷 언론을 차리시는 경우들이 있다”며 “그런 취재력이라든지 어떤 인맥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영향력에 대해서 고민하지만 퇴직 언론인이라고 해서 다 드리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론사 아닌 대학신문에 광고비 준 까닭은

인천시는 언론사가 아닌 곳에도 광고비를 줬다. 인천시는 2022년 11월 유 시장 모교인 연세대학교 학보사인 연세춘추에 500만 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연세춘추는 언론사가 아님에도 공보담당관 월별 언론사 광고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3년 가량 광고비 내역을 봐도 시가 언론사가 아닌 학보사에 광고비를 집행한 사례는 연세대가 유일했다. 지역거점대학으로 꼽히는 인천대와 인하대에도 광고비를 준 적이 없다.

인천의 한 대학신문 관계자는 "한 번도 인천시뿐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지자체 광고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잡수익으로 잡아야 하나, 기타수익으로 잡아야 하나? 받아도 골치거리일텐데…"라고 말했다.

유 공보담당관은 "연세춘추는 언론진흥재단 통해서 광고를 집행했고, 재단에 등재돼 있는 게 언론으로서 지위가 있다는 것"이라며 "효과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재단에 들어와 있지 않은 곳에도 광고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은 언론을 건드리지 않는다’

“이걸 뭘 알아보려고 캐려고 하거나 하는 걸 떠나서 우리의 어떤 에티켓이라는 게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언론사들끼리 지켜야 되는 매너라는 게 있단 말이에요.”

인천시 언론 홍보예산 취재에 가장 큰 벽은 행정이 아니라 같은 언론이었다. 미디어를 감시하는 언론이 생기는 등 감시와 견제가 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언론은 스스로를 성역으로 여긴다. 그리고 행정은 이런 생리를 교묘히 활용한다. 광고비와 홍보비, 행사비라는 시민의 세금으로.

홍봄 기자 steelers0313@daum.net
이창호 기자 ech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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