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정의하다[3]

인천지검, 부천지청 특활비 사용 패턴 분석

특이한 패턴 확인, 회식비 격려금 등 돈봉투 지급 의혹

뉴스하다, 뉴스타파,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부산MBC, 충청리뷰 등 6개 독립언론ᆞ공영방송과 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공개센터 등 3개 시민단체가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을 꾸렸습니다. 전국 67개 검찰청의 예산 오남용과 세금 부정 사용을 추적한 결과를 오늘(14일)부터 공개합니다.<편집자주>

뉴스하다와 5개 언론사로 구성된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이 두 달 동안 전국 67개 검찰청을 돌며 취재를 하던 중, 놀랄만한 진술을 여럿 확보했다. 

A검찰청 관계자는 “특수활동비, 국·과장님한테 나눠서 격려금 형식으로도 사용할 수도 있고…”라고 말했다.

B검찰청 관계자는 “대개의 경우에는 방(검사실) 회식하거나 그런 데에 쓴다”고 말했다.

검찰 예산 검증 공동 취재단은 기밀수사 업무라는 취지와 다르게, 특활비를 부정하게 사용한 실태를 추적하고 있다. 

뉴스하다는 특활비 사용내역에서 특이한 패턴을 확인했다.

검찰연감 주요사건과 업추비, 특활비 사용패턴을 대조한 결과 기소, 선고, 판결 확정일에 다량의 특활비가 쓰였다. 수고비 방식의 지급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인천지검은 2017년 9월 22일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1심 선고일에만  200만 원(2건) 30만 원(1건) 20만 원(3건) 10만 원(9건) 등 총 580만 원을 13건으로 나눠 지출했다.

인천대학교 체육특기생 입학 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교수 등 구속 기소일인 2017년 9월 29일에는 특활비를 10건으로 나눠 496만6천900원을 사용했다.

2017년 8월 11일 인천지역 폭력조직 ‘꼴망파’ 범죄단체 활동 혐의 등 조직원들의 구속 기소일에는 30만 원(3건) 20만 원(17건) 등 총 430만 원을 20건으로 나눠 썼다.

인천 영흥도 선박 충돌 사건 기소일인 2017년 12월 28일에는 카드 결제(22만4천 원)를 포함해 242만4천 원을 지출했다.

인천지역 신문사(경인일보, 기호일보, 중부일보) 사장 및 간부 등 보조금 횡령 사건 구속 기소일인 2018년 10월 4일에는 109만 원을 4건으로 나눠, 1심 선고일인 12월 14일에는 134만 원(3건), 판결 확정일인 12월 28일에는 273만6천 원(7건) 등 650만여 원을 썼다.

공교롭게도 외부기관과 간담회가 있던 날 특활비가 다액 사용되는 패턴도 있었다.

인천지검은 2018년 6월 18일 부천지청 간부와 오찬간담회 날에만 총 2천670만 원을 28건( 250만 원 1건, 100만 원 19건, 90만 원 1건, 70만 원 5건, 50만 원 1건, 30만 원 1건 등)으로 나눠 사용했다.
 
2018년 4월 26일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방문 및 오찬 간담회 날에는 50만 원 1건, 40만 원 1건, 30만 원 1건, 10만 원 3건 등 총 150만 원을 썼다.

2018년 9월 11일 인천법원과 오찬간담회 날에는 30만 원 4건 등 총 120만 원을 지출했다.
2018년 11월 13일 인천지역 법학교수 만찬간담회 날에는 2차례에 걸쳐 400만 원을 사용했다.

부천지청은 2018년 4월 27일 법사랑임원간담회가 있었고 이날 50만 원씩 2차례 특활비 100만 원을 썼다.

내부 비 수사부서와 간담회 날에도 특활비 사용이 많은 편이었다.

2018년 7월 5일 방호원, 청원경찰과 오찬간담회 날에는 30만 원 1건, 20만 원 6건, 10만 원 7건 등 총 220만원을 썼다. 7월 23일 청원경찰, 방호원과 오찬간담회 날에도 55만 원을 지출했다.

2018년 8월 10일 재무, 관리계 직원과 오찬간담회 날에는 50만 원 1건, 30만 원 1건 등 총 80만 원을 썼다.

2018년 8월 2일 기획계, 정보통신계 직원과 오찬간담회 날에는 30만 원 1건, 18만5천 원 1건, 17만 원 1건 등 총 65만5천 원을 사용했다.

2018년 7월 12일에는 총무, 집행과 주무계장 오찬간담회와 사건, 공판송무과 주무계장 오찬간담회가 동시에 있었고 33만 원 1건, 17만 원 1건 등 총 50만 원이 사용됐다.

방호실, 청원경찰실, 재무팀, 관리팀, 기획팀, 정보통신팀은 모두 비 수사부서인 총무과 소속이다.

인천지검 누리집에 총무과는 ‘보안, 인사관리, 문서관리, 예산운영·회계 및 결산, 물품구매·조달·물품관리 및 국유 재산관리, 압수 금품 보관·관리, 도서관리 등에 관한 업무’ 담당부서로 비 수사부서다.

집행과는 ‘형의 집행, 수형통지 및 수형인 명부, 판결원본 및 사건기록 보존관리 등에 관한 업무’로 수사부서가 아니다.

공판송무과는 공판, 형의 집행, 상소, 판례 조사·연구, 사면·감형 및 복권, 범죄인 인도, 형사보상금 지급, 송무에 관한 승인사무 및 사무보고에 관한 업무 등으로 수사업무가 없다.

사건과는 사건 접수 및 처리, 검찰사무 및 정보보고, 수사지휘, 진정·탄원 기타, 내사사건 처리, 통계, 영장, 협정에 의한 범죄사건 처리, 압수금품 접수·처리 등 업무로 기밀 수사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채연하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아무리 봐도 총무과는 기밀 수사와는 관련이 없는 비수사 부서인 거잖아요. 그런데 왜 특수활동비가 필요했을까 결국엔 특수활동비는 그냥 나눠주기식이었다를 스스로 보여주는 증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지검 3년치 특활비 중 딱 한 차례 나오는 패턴도 있었다.

2017년 11월 28일 509만5천700원을 사용했는데, 다른 특활비 사용내역에는 없는 세부내용이 처음 발견됐다.

세부내용에는 금액만 표시됐는데, 건별로 223만3천600원, 35만7천500원, 63만9천400원, 125만3천700원, 53만8천200원 등 5건과 2천500원, 5천 원, 6천 원 등 3건을 포함해 총 8건이다.

세부내용을 전부 먹지로 지운 걸 봐서 어떤 행사를 위한 물품 구입비, 또는 회식비 등으로 쓰인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뉴스하다는 회식비, 물품 구입비 등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해보여, 인천지검에 원본 대조를 요청했지만 인천지검 관계자는 “어쨌든 저희가 특수활동비 같은 경우 지금 세부 사용 내역 자체를 다 가림 처리를 해놨기 때문에 원본 대조를 요청하셔도 보여드릴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2천500원, 5천 원, 6천 원 등 3건은 인천지검과 부천지청에서 전혀 나오지 않았던 극소액으로 과연 기밀 수사에 쓰였을까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극소액 사용과 관련해 인천지검 관계자는 “이 부분은 일단 저희가 확인은 해보겠지만, 이 부분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제가 확실히 답변은 못 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스하다는 “수고비 형식으로 특활비를 지급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고 인천지검 관계자는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 뉴스하다는 부천지청 등 외부기관과 간담회 날 사용되는 특활비에 대해 “격려성 지급이 아니냐”고 물었으나 인천지검 관계자는 “이 부분도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다시 뉴스하다는 “비 수사부서와 간담회 한 날 특활비가 수십 건 지급되고 있는데, 돈 봉투 지급이 아니냐”고 질문했고 인천지검 관계자는 “어쨌든 원칙적으로 간담회 같은 경우는 저희가 특활비를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자세한 용도까지는 제가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단순히 날짜가 겹친다는 이유로 지금 이렇게 의심을 갖고 계신 거잖아요. 어차피 특활비 사용은 전혀 별개 내역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만… 이제 간담회 내용은 업무추진비 지출내역으로 저희는 끝난 거고 그 이상의 특활비는 어쨌든 저희 수사 목적으로 쓰는 게 기본적인 용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하다가 “(특활비가) 그런 행사 이후 거기서 사용됐는지, 수사비로 어떤 (다른) 내역에 사용됐는지는 말씀해주실 수 없다 그거잖아요?”라고 묻자 인천지검 관계자는 “맞다”고 대답했다. 

부천지청은 뉴스하다가 질문을 위해 전화를 걸자, 부천지청 관계자는 “정보공개 청구 대리인에게만 답변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리인인 홍봄 기자가 답변을 요구했으나 부천지청 관계자는 “정보공개 청구 사이트를 통해 질문하라”고 설명했다. 지청은 지난 6일 청구신청을 접수했고, 13일 재차 답변을 요청하자 “결재 중”이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ech23@daum.net
홍봄 기자 steelers0313@daum.net

뉴스하다는 권력과 자본의 간섭 없이 진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회원들 회비로만 제작됩니다. 정기후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