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감시하다[5]

유정복의 지독한 측근 사랑

전준호 특보,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로도 임명

유정복이 인가한 사단법인 이사장 경력 인정

뉴스하다는 지난 7월 창간 프로젝트 ‘언론 감시하다’를 통해 유정복 인천시장 측근에게 보은성 광고비가 집행된 정황을 보도했다. 유 시장의 대외전략특보가 발행하는 매체에 연간 수천만 원을 줬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뉴스하다의 보도가 2023년 국정감사에 올랐다. 이해식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은 지난 19일 인천시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인천시의 광고비 집행이 이해충돌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스하다는 국감 전후로 드러난 인천시 광고집행기준의 허점과 유 시장이 특정 언론과 맺은 긴밀한 관계를 추가 보도한다. <편집자주>

유정복과 위클리피플 인연, 시장 당선 이전부터였다

이번 국감에서 이해충돌로 도마에 오른 매체는 위클리피플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위클리피플과 인터넷언론 주간인물 위클리피플에 광고비 3천930만 원을 지급했다. 위클리피플의 발행인은 유 시장이 특별보좌관과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로 임명한 전준호씨다. 전 씨는 유 시장의 민선6기에서도 특보를 지냈다.

유 시장과 위클리피플의 인연은 그가 민선6기 시장으로 당선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씨가 발행인인 주간인물 위클리피플은 2013년 3월 정기간행물 등록을 마쳤고. 같은 해 연말 ‘2013~2014 대한민국을 빛내는 미래창조 신지식인 특별 기획 캠페인’을 시작한다. 주간인물 위클리피플은 이 캠페인을 ‘유정복 국회의원(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의 격려를 받아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매체를 등록한 해부터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셈이다.

유 시장과 위클리피플의 동행은 인천시장 당선 이후 본격화된다. 유 시장은 당선된 해인 2014년 11월 전 씨를 민선6기 대외투자협력 비상임특보로 위촉한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전 씨의 위촉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 씨는 “서한샘 전 국회의원 정책비서관과 인물 전문 잡지 ‘위클리피플’ 발행인으로 활동하며 대외 인맥을 넓혀 왔다”며 지역언론에 밝혔다. 하지만 잡지 위클리피플의 등록 시기는 2014년 1월로 1년이 채 되기 전이었다. 인터넷신문으로 산정해도 활동한지 2년째다. 게다가 전 씨가 보좌했다는 서한샘 전 국회의원은 공교롭게도 2014년 유 시장이 출마하자 지지선언을 한 인물이다.

  • 12014년 11월 유정복 시장이 전준호 위클리피플 발행인을 대외투자협력특보로 위촉했다. <인천시 제공>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 시장은 취임 3년 뒤인 2017년 전 씨를 대외협력특별보좌관으로 재차 임명했다. 보수가 없는 비상임특보와 달리 이번에는 시간선택제임기제 가급으로 급여를 받는 자리였다. 위클리피플은 민선6기 시정홍보에 관한 기사를 꾸준히 작성했다.

위클리피플의 시정홍보 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시점은 유 시장이 2018년 제7대 지방선거에서 낙선하면서다. 전 씨는 지난 7월 뉴스하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유 시장 낙선 이후 활동이 뜸해진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민선 7기 때는 제가 생각한 분이 시장님이 아니시다 보니까 시정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이제 유정복 시장님 되시고 나서 기사를 조금 더 보탬이 되도록 좀 써드려야 되겠다고 했다”


  • 1유정복 시장이 2022년 10월 전준호 위클리피플 발행인에게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 임명장을 전달했다. <인천시 제공>

2022년 7월. 제8회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유 시장은 인천시로 귀환한다. 위클리피플과 전 씨도 함께였다. 유 시장은 전 씨를 대외전략특보로 위촉한데 이어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로도 임명했다. 관광공사 비상임이사는 공사 중요 사항에 대한 이사회 심의ㆍ의결권이 주어진다. 위클리피플은 민선7기 때 끊겼던 광고비를 다시 받게됐다.

이해식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은 “시장 대외전략특보와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라면 공적인 일에 상당한 관여를 하는 것”이라며 “특보를 그만두든지 회사를 정리하든지 아니면은 이런 회사에 예산을 집행하지 말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광고비 집행은 그 광고를 통해서 어떠한 시정 홍보를 가져오느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미 그런 보도가 있어서 이런 부분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위클리피플 곳곳, 유정복 지지 인물 포진

유 시장과 위클리피플의 밀접한 관계는 언론사 인적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시장이 직접 특보와 공사 비상임이사로 임명한 전 씨 외에도 여러 관계자들이 시장 지지활동을 펼쳐왔다.

위클리피플 초대 인천지사 사장을 지낸 A씨는 시민모임 대표로 유 시장 시정을 지지했다.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선6기 성과평가가 한창이던 2017년 12월 행복한 인천을 위한 사람들(행인사)은 유 시장 정책을 긍정평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1행인사가 2017년 12월 유 시장의 시정을 긍정평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헤럴드경제 갈무리>

당시 행인사는 “민선 6기 인천시 지방정부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추진해온 인천재정건전화의 노력과 인천시의 숙원사업 착수에 대하여 인천시민의 입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린다”고 밝혔다. 행인사는 무엇보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선거에서 인천시민들과의 약속으로 삼았던 빚을 줄이고, 지역 문제의 매듭을 풀어가고, 미래의 희망도시 인천을 만들어 가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후 이 단체는 유 시장이 한 차례 낙선한 후 정치계에 복귀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유 시장이 제8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A씨는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으로 임명됐다.

위클리피플 인천지사는 2019년 자문위원단을 꾸리는데 여기서도 유 시장과 정치적 인연이 깊은 인물들이 활동했다. 자문위원인 B씨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선대위 시민화합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시장 당선 이후에는 인천시 시민행복정책자문단에서 홍보분과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함께 자문위원을 지낸 C씨는 민선6기에서 유 시장이 인천장애인체육회의 사무처장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유 시장을 지지했던 시민모임 행인사 공동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유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낙선 이후 2019년 행인사가 주최하는 강연회를 통해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 1유정복 시장이 2019년 9월 인천 로얄호텔에서 ‘행복한 인천을 위한 사람들’의 주최로 열린 강연회의 기조 연사로 참석해 강연했다.

이밖에도 위클리피플이 2021년 언론전문위원으로 위촉한 D씨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합류했으며, 유 시장 당선 이후에는 인천시 대변인실 홍보기획담당관 홍보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유정복 인가해준 단체 활동경력으로 전씨 공기업 이사 임명

유 시장은 제8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인 지난해 10월 전 씨를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로 임명한다. 전 씨는 2015년부터 한국경제협업협회(협회) 이사장을 지낸 경력을 인정받아 비상임이사 자격을 얻었다. 

  • 1전준호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 해당 자격요건. <이해식 의원실 제공>

그런데 이 단체는 유 시장 재임시기 인천시가 설립을 인가한 곳으로 드러났다. 설립 후에는 시장을 지원하는 활동이 눈에 띈다. 유 시장 본인이 설립 인가한 협회에서 지원을 받다가 재당선 후 보은성 인선를 한 것이 아닌지 검증해볼 필요성이 크다.

한국경제협업협회의 전신인 인천투자협업협회는 2015년 4월 1일자로 인천시에 설립 허가를 받았다. 유 시장 취임 이듬해 협회가 만들어졌고, 인가 시점에서 반 년도 지나지 않은 2015년 9월에는 시가 협회에 후원명칭 사용을 승인하며 공동주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위클리피플 역시 설립초기 협회를 인천시 ‘산하’라고 홍보하는 등 협회와 시가 밀접함을 숨기지 않았다. 협회 이사장과 위클리피플 발행인은 전 씨로 동일하다.

협회 설립 이후 위클리피플과 협회는 서로 인사전보를 내거나 겸직을 하며 긴밀하게 운영했다. 위클리피플 인천지사장이 협회 지회장을 하거나 협회 홍보이사를 위클리피플 편집인으로 전보하는 방식이다. 협회는 위클리피플을 ‘자매지’라 부르며, 위클리피플은 협회 관련 기사를 쓰거나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다. 유 시장을 지원하는 활동 역시 위클리피플과 협회가 함께했다.

  • 1인투협은 2017년 유 시장을 선한 영향력 미치는 인물로 선정했다. <인천일보 갈무리>

협회는 설립한 해인 2015년 12월  서울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 인천시 홍보영상 송출할 계획을 발표한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홍보영상은 2016년 1월 중순부터 송출하며, 송출비는 협회가 인천시에 기부형태로 무상지원한다. 시정부의 홍보정책에 맞춰 인천 관내를 벗어난 다양한 홍보플랫폼을 통해 인천을 브랜딩하는데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다. 협회는 다음해 2월 우리사회에 선(善)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로 유 시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특히 협회와 위클리피플의 지원사격은 유 시장이 낙선 후 야인으로 돌아가서까지 이어졌다. 협회는 선거 낙선 뒤인 2018년 8월 유 시장을 인투협 명예고문으로 임명한다.  위클리피플은 2020년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유 전 시장 홍보영상을 올린데 이어 설 명절인사를 올렸다. 인터뷰와 기사를 기반으로 한 기존 영상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 1위클리피플이 공동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올린 유 시장 명절인사. <소셜포럼TV 갈무리>

위클리피플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올라오고 한 달이 채 안 된 2020년 2월 유 시장은 인천 남동구(갑) 미래통합당 후보로 전략공천을 받는다. 

유 시장이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돌입한 후 위클리피플의 보도 역시 눈여겨 볼만 하다.

위클리피플은 2020년 4월 총선 직전 ‘美(미) 정계가 주목하는 유정복’이라는 기사를 보도한다. 무슨 이유인지 현재 위클리피플 홈페이지에서 내용 확인이 불가하지만, 전현직 위클리피플 인천지사장의 SNS에 보도가 갈무리 되어 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기사를 받아 쓴 타 매체의 보도에서 볼 수 있다.

  • 1위클리피플이 2020년 4월 보도한 기사.

위클리피플과 동일한 제목으로 작성된 이 기사는 유정복 전시장과 카즈미르 미유태인협회 부회장의 만남을 전달했다. 기사는 당시 참석 관계자 말을 인용하며 “(카즈미르 부회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와 북한의 인권을 위해서는 한미 두 나라의 굳건한 정치적 동맹 강화가 매우 중요하며, 유정복 전 시장의 정치-안보 철학에 대해 공감하고 지지한다”고 전했다. 

기사의 말미에는 ‘(유 시장은) 현재는, 미래통합당 인천·경기권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본인의 선거구역 인천 남동구(갑) 미래통합당 후보로 전략공천 돼 국회의원 4선 고지를 오르기 위한 불꽃 튀는 선거유세를 치르고 있다.’는 내용까지 들어갔다.

총선에 출마한 유 시장을 홍보하는 내용의 기사인데, 기사 관련 자료를 제공한 곳이 눈에 띈다. 기념촬영사진 등을 비롯해 관련 자료의 출처는 전 씨가 이사장을 지내며 유 시장을 지원해 온 ‘한국경제협업협회’였다.

  • 1한국경제협업협회가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유 시장 홍보자료. <디스커버리뉴스 갈무리>

이 밖에도 전략공천 한달여 뒤인 2020년 3월 현재 위클리피플 인천지사장이자 한국경제협업협회 인천지회장에 재임 중인 E씨가 유 사장의 선거캠프를 방문해 나란히 사진을 남기는 등 위클리피플과 협회의 이름은  유 시장의 정치행보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협회, ‘산자부 인가’ 달고 시장 지원사격 했으나 거짓이었다

자칭 인천시 ‘산하’였던 협회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인가’ 단체라며 활동했다. 자매지인 위클리피플은 협회를 산업부가 인가한 단체라고 소개했고, 다른 매체들도 이를 인용했다. 

  • 1한국경제협업협회를 '산업부 인가' 단체로 쓴 위클리피플 보도. <위클리피플 갈무리>

하지만 산업부에 확인한 결과 협회는 인천시에 설립인가를 받았으며, 활동범위 또한 인천이다. 인천시가 2015년 4월 1일자로 공고한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에서도 사단법인 인천투자협업협회의 설립 허가권자는 인천광역시장이다. 

뉴스하다는 이사장인 전 씨에게 협회가 산자부 인가 단체를 사칭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인허가를 인천시에서 한 거고, 산자부 소관으로 협회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인가와 소관은 명백히 다른 의미. 해명 이후 위클리피플 기사에서 산자부 ‘인가’라는 표현은 전 이사장이 언급한 ‘소관’이라는 단어로 바뀐 상태다.

유 시장이 밀접한 관계인 전 씨와 그가 발행하는 언론 등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전 씨는“유정복 시장님이 그렇게 특정 관계니 이해관계가 있어서 지원하는 그런 분이 절대 아니다”라며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시장 특보라고 해서 나를 더 케어해 주고 이런 게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비서실장에게 연락을해 ‘비상근특보와 위클리피플과의 관계를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니 문제가 된다면 시에서 행정적으로 처리하라’고 했다”며 “관광공사 비상임이사도 (논란이 되는) 이런 부분에서 피로도가 있으니 시가 판단해서 답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teelers0313@daum.net
이창호 기자 ech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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