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정의하다[8]

검수완박, 공수처 입건 등 격랑의 시기 이두봉 특활비 파티

‘윤석열 사단 맏형’ 이두봉 전 인천지검장, 특활비 최다 지출

인천지검 특활비 영수증 등 사용내역 부실 관리 드러나

뉴스하다가 7년치 인천지검 특수활동비를 전수 조사한 결과 ‘윤석열 사단 맏형’으로 불리는 이두봉 전 검사장이 가장 많은 3억여 원을 사용했고  2021년 12월에만 특활비 6천381만 원을 몰아썼습니다. 11월까지 포함하면 연말에만 1억1천231만 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두봉 전 검사장은 자신이 검찰총장 하마평에 오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자신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 보복 기소한 혐의로 수사할 당시 한 달에 4천만 원이 넘는 돈을 특활비로 썼습니다. 이는 고흥 전 검사장이 1년 간 쓴 전체 특활비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 당시는 이두봉 전 검사장을 비롯해 검찰이 일명 ‘검수완박’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던 때입니다.

또 이두봉 전 검사장은 7년 간 인천ᆞ부천 검찰의 수장이었던 6명의 검사장 중, 가장 많은 돈을 특활비로 썼습니다. 일부 검사장이 약 8천만 원의 돈을 쓰는 동안 이두봉 검사장은 4배가 넘는 돈을 특활비로 사용했습니다.

뉴스하다, 뉴스타파,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부산MBC, 충청리뷰 등 6개 독립언론ᆞ공영방송과 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공개센터 등 3개 시민단체가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을 꾸렸습니다. 전국 67개 검찰청의 예산 오남용과 세금 부정 사용을 추적한 결과를 2023년 9월 14일부터 공개하고 있습니다. 

앞서 뉴스하다는 인천지검 3년치(2017년 8월~2019년 9월) 부천지청 7년치(2017년 9월~2023년 4월) 특활비 사용내역을 받아 1차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공상훈ᆞ김우현 전 인천지검장은 연말과 퇴임 전 특활비를 하루에만 수백만~수천만 원을 몰아썼습니다. 공상훈 검사장은 연말 한 달 동안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쓰기도 했습니다.

뉴스하다는 최근 추가로 인천지검 4년치(2019년 10월~2023년 4월) 특활비 사용내역을 수령해 전수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1차 분석에서 인천지검이 관리하는 특활비 장부 집행총액과 증거서류 간 차이를 찾아냈고, 특활비 증거서류의 집행(내용)확인서와 영수증 금액이 틀린 경우도 확인했습니다.

2차 분석에서도 인천지검은 특활비 증거서류 집행확인서와 영수증 금액 불일치, 누락 등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뉴스하다는 이두봉 전 검사장의 특활비 파티와 인천지검의 특활비 관리 부실에 대해 보도하고 특활비 2차 분석 자료를 전부 공개합니다. <편집자주>

검수완박 · 공수처 입건 · 검찰총장 하마평과 특활비

이두봉 39대 인천지검장은 2021년 6월 11일부터 2022년 6월 26일까지 1년여 간의 임기 동안 특활비 총 3억4천231만 원을 썼다. 그 중 4개월은 한 달에 4천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몰아쓰기 경향이 나타났다.

추석명절이 있는 2021년 9월 지출한 특활비는 4천750만 원. 2021년 연말인 11월에는 4천850만 원, 12월은 6천381만 원을 썼다. 검찰 예산검증 공동취재단이 전국 65개 검찰청의 특활비를 검증하며 밝혀낸 명절, 연말 집중 지출 패턴이 이 시기에도 반복됐다.

이 전 검사장 임기 중 지출금액이 컸던 나머지 한 달은 2022년 4월이다. 한 달 만에 4천350만 원을 썼다. 2022년 전체를 놓고 봐도 4월을 제외한 모든 달의 지출액이 2천만 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 전 검사장이 4월에 쓴 특활비는 직전 3개월인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지출한 특활비 총액 4천450만 원과도 맞먹는다.

공교롭게도 이 달은 인천지검과 이 전 검사장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던 시기였다.

이 전 검사장은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담당검사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았다. 공수처는 이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 씨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소한 이 전 검사장(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등 당시 검찰 지휘부를 입건했다.

공수처 입건에 이목이 쏠렸던 이유는 같은 시기 이 전 검사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 전 검사장은 윤 대통령이 2022년 3월 당선되자 하마평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할 당시 제1·제4 차장검사로 보좌했다. 2019년 7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부임하자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을 맡는 등 윤석열 사단의 맏형으로 불렸다. 이 전 검사장은 6월 인사에서 대전고검 검사장으로 영전했다.

2022년 4월은 검찰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개정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달이기도 하다.

당시 인천지검은 전국적으로 관심이 쏠린 '계곡 사망 사건'을 앞세워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2022년 4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만약 속칭 '검수완박' 상태였다면, 경찰에서 확보한 증거만으로 기소하여 무죄 판결을 받았거나 증거부족 무혐의 처분을 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이 사건을 담당한 차장검사가 직접 언론 인터뷰에 나서 사건 관련 이야기와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했다.

또 인천지검은 4월 한 달간 수사성과를 연이어 공개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4월 공개한 수사성과 자료만 7건이다.  같은 해 1월부터 3월까지 단 한 건의 자료도 등록하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인천지검이 2021년 검찰발표자료에 올린 수사성과 8건과 비교하면 직전 1년 간 공개하던 분량을 한 달에 몰아 발표한 셈이다. 

특활비 최다 지출, 이두봉→공상훈→김우현

이두봉 전 검사장이 인천지검장으로 재임한 기간은 2021년 6월 11일부터 2022년 6월 26일까지다. 약 13개월.

그와 재임기간이 비슷한 사람은 2018년 6월 22일부터 2019년 7월 30일까지 근무한 김우현 전 검사장이다. 또 이정회 전 검사장이 2019년 7월 31일부터 2020년 8월 10일까지로 12개월은 넘고 13개월에는 모자르다.

이두봉 전 검사장은 7년치 특활비 전체 사용금액인 11억5천21만9천150원원 중 29.76%인 3억4천231만 원을 썼다.

근무기간이 비슷한 이정회 전 검사장 8천246만8천 원(7.17%)보다 4배 정도 많다. 김우현 전 검사장 2억4천351만7천800원(21.17%)보다 1억 원 가량 더 많이 썼다. 

뉴스하다가 전수 조사한 7년 간 가장 적은 특활비를 사용한 검사장은 고흥. 그는 8천49만 원(7%)을 사용해 이두봉 전 검사장은 그에 비해 4배가 넘는 특활비를 사용했다.

이두봉 전 검사장, 연말 몰아쓰기 압도적 1위

뉴스하다가 진행한 인천지검 특활비 1차 분석에서 가장 많이 특활비를 연말에 집중 사용한 사람은 공상훈 전 검사장이다. 그는 2017년 12월에만 5천416만7천300원을 썼다.

2차 분석 결과 이두봉 전 검사장이 공상훈 전 검사장을 압도했다. 이두봉 전 검사장은 공상훈 전 검사장보다 964만2천700원을 더 많은 6천381만 원을 2021년 12월에 몰아썼다. 

연말인 11~12월 두 달치를 따져 보면 이두봉 전 검사장이 공상훈 전 검사장보다 20.5% 많은 1천909만6천550원을 지출했다.

이두봉 전 검사장은 2021년 12월 1일에만 1천50만 원, 9일 700만 원, 10일 650만원, 11월 1일 600만 원을 사용하는 등 연말 하루 사용량이 급증했다.

이두봉 전 검사장은 1억1천231만 원(2021년 11~12월), 공상훈 전 검사장은 9천321만3천450원(2017년 11~12월)을 연말에 집중 사용했다.

연말 몰아쓰기는 대표적 특활비 예산 오남용에 해당한다. 기밀수사는 연속성을 띠는데, 연말에만 기밀수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상식선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명절에만 특활비 사용이 급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두봉 전 검사장은 명절 떡값 지급 의혹에서도 벗어나기 어렵다. 공상훈 전 검사장이 2017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약 1천500만 원을 썼다.

이두봉 전 검사장은 공상훈 전 검사장보다 약 150만 원 많이, 추석 연휴 전인 2021년 9월 13~17일 총 1천650만 원을 사용했다. 50만~200만 원으로 나눠 총 24건의 특활비를 이 기간에만 집중 사용했다.

  • 1이두봉 전 검사장이 2021년 추석 연휴 전에 쓴 특활비 사용내역.

공상훈 전 검사장이 2017년 추석 연휴 전인 9월 26일 20만 원짜리 12개, 30만 원짜리 11개, 50만 원짜리 2개 등 등 총 670만 원을 쓰고 9월 28일 10만 원짜리 30개, 20만 원짜리 1개 등 총 31개로 쪼개 320만 원을 사용한 것과 비슷한 패턴이다.

지출 내역에 없는 현금수령 영수증 추가 확인

뉴스하다는 지난 9월 보도에서 인천지검의 특활비 장부 관리가 엉망이라는 점을 검증했다. 특활비 증거서류인 집행(내용)확인서와 특활비를 수령한 영수증의 금액이 맞지 않는 부분을 짚어낸 것이다.

인천지검 2017년 12월 집행확인서에서는 26일 165만 원과 2천50만 원 두 건으로 나눠 2천215만 원을 지출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그 세부내역에 해당하는 현금수령영수증은 집행확인서보다 100만 원이 더 많았다. 특활비 집행 총액에도 포함되지 않는 ‘유령 영수증’이다.

추가 수령한 특활비 검증 자료에서도 이런 유령 영수증들이 확인됐다. 

인천지검이 2020년 3월 작성한 지출내역기록부에 따르면 23일 50만 원씩 두 건의 특활비를 지급했다. 그 증빙으로 제출한 현금 수령 영수증의 금액은 각 100만 원씩이다. 지출내역기록에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누군가가 수령해갔다.

또 2021년 5월 지출내역기록부에는 12일 100만 원씩 3건을 지출했다고 기록했지만, 실제 현금을 수령한 영수증을 보면 100만 원짜리 영수증 2장과 200만 원짜리 영수증 1장이 남아있다. 지출내역기록보다 100만 원 더 많은 금액을 현금으로 가져간 증빙이다.

  • 1고흥 전 검사장이 300만 원을 지출했다고 기록됐지만 영수증에는 400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2022년 4월 지출내역기록부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20일 50만 원씩 5건, 100만 원씩 3건 등 총 8건에 550만 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이를 증빙하는 영수증은 50만 원 5건, 100만 원 2건 등 총 7건에 450만 원 밖에 남아있지 않다. 100만 원은 영수증 없이 지출했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실제 사용금액을 반올림해 장부에 기록하는 회계도 재차 확인됐다. 2022년 10월 27일 사용금액 41만9천790원인 영수증이 있다. 이 영수증에 해당하는 지출내역기록은 42만 원이었다. 앞선 보도에서는 257만 원짜리 영수증에 3만 원을 더해 지출내역 260만 원을 쓴 기록을 확인했다.

뉴스하다는 이두봉 전 검사장에게 특활비 사용과 관련한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홍봄 기자 steelers0313@daum.net
이창호 기자 ech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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