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정의하다[2]

공상훈ᆞ김우현 인천지검장 퇴임 직전, 연말 특활비 몰아쓰기 의혹

퇴임 결정 후 하루에만 각각 2천670만원, 690만원 사용

뉴스하다, 뉴스타파,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부산MBC, 충청리뷰 등 6개 독립언론ᆞ공영방송과 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공개센터 등 3개 시민단체가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을 꾸렸습니다. 전국 67개 검찰청의 예산 오남용과 세금 부정 사용을 추적한 결과를 오늘(14일)부터 공개합니다.<편집자주>

2017년 8월 1일 공상훈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취임식에서 "검찰권은 본래 검찰의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라며 "국민은 곧 검찰권의 존립 근거이고 우리는 국민의 공복"이라고 했다.

2013년 춘천지검장, 2015년 창원지검장을 역임한 공 검사장은 2018년 6월 21일, 인천지검장을 끝으로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뉴스하다가 입수한 검찰 특수활동비 예산 자료 중엔 공 전 지검장이 쓴 특활비도 포함돼 있다.

공 전 검사장이 인천지검장 시절, 집행한 특활비를 살펴봤다. 임기 시작 직후인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 20일까지 2억4천423만3천350원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017년 마지막 달인 12월에 지출한 특활비는 5천416만7천300원. 12월 사용금액은 취임 후 3개월(8~10월) 간 쓴 특활비 4천588만4천900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12월 26일 하루에만 2천50만 원(21건)을 쓰는 등 연말 몰아쓰기 행태로 보인다. 또 12월 20일에는 501만8천 원(2건), 22일 637만1천300원(4건) 등 12월에는 200만~300만 원 등 단위 고액 지출이 눈에 띈다.

같은 해 11월에도 공 전 검사장은 특활비 3천904만6천150원을 지출했다. 2일 450만 원, 23일 500만 원, 28일 509만5천700원 등 100만~300만 원 단위 등 고액 지출이 앞선 9~10월보다 훨씬 많다. 그의 사용내역에는 9~12월 400만~2천만 원까지 고액 사용이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공 전 검사장이 2017년 11~12월에 몰아쓴 특활비는 9천321만3천450원으로 1억 원에 육박한다.

그의 특활비가 연말 몰아쓰기 말고 가장 많이 나간 달은 2018년 6월 4천179만 원이다. 공 전 검사장이 퇴임한 달이다.

2018년 1~5월 그가 쓴 특활비가 6천334만5천 원인것과 비교하면 6월에만 앞서 사용한 특활비에 67%를 갖다 썼다.

그는 2018년 6월 21일 퇴임을 앞두고 6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3천826만4천 원을 몰아썼다.

특히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표명한 날인 6월 14일 공 검사장은 특활비 500만 원을 한 번에 사용했다.

6월 18일에는 2천670만 원을 하루 만에 썼다. 부천지청 간부 간담회가 있던 날로 100만 원씩 19차례, 70만 원 5차례, 250만 원 1차례 등 나눠 사용했다.

검찰을 떠나기로 결심한 공 전 검사장이 갑자기 기밀 수사에 특활비 예산을 투입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자신의 퇴임을 앞두고 일종의 전별금처럼, 부하 검사들과 나눠 쓴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전체 특활비 사용패턴에서 주말 사용을 찾기 어렵지만 공 전 검사장은 2018년 12월 30일 12만 원을 카드로 결제하기도 했다.

2017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2019년 인천지검장, 2020년 1월 수원고검장을 끝으로 검사 생활을 접은 김우현 전 검사장도 연말 몰아쓰기, 전출 전 임의사용이 나타났다.

김 전 검사장은 연말인 2018년 12월 3천612만3천 원을 사용했는데, 2018년 12월 31일에만 426만2천 원을 지출했다. 김 검사장은 12월 8일, 20일, 26일에는 500만 원씩 특활비를 쓰기도 했다.

그는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적게는 300만 원에서 많게는 800만 원까지 하루에 지출한 날이 꽤 있다.

김 전 검사장이 수원고검장으로 임명됐다는 발표가 있던 날은 2019년 7월 26일, 김 전 검사장은 7월 31일 수원고검장에 취임했다. 취임 이틀 전인 7월 29일에만 690만 원을 30만 원 18건, 50만 원 3건 등 총 21건의 특활비를 사용했다.

수원고검장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후배 검사들과 나눠 쓴 것은 아닌지 의혹이 나오는 지점이다.

채연하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자기 임기가 끝나기 전에 쓸 수 있는 돈은 다 쓴다라고 하는 게 대체적인 기관장들의 행태 중에 하나”라며 “그게 지검지청장에서도 그대로 보여진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중요한 건 이건 특수활동비잖아요. 수사에 쓰라고 되어 있는 돈인데 퇴임 전이라고 갑자기 수사가 몰렸다 그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상훈 전 검사장은 특활비에 대해 묻는 뉴스하다와 통화에서 “특정기간에 몰아서 내가 다 쓴 게 아니라, 후임자는 생각이 다를 수 있어서 퇴임 전 각 부서에 특활비를 배정해준 것”이라며 “기관장을 몇 차례 했는데, 항상 후임자들에게 특활비를 넉넉히 남기고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공 전 검사장은 카드 결제와 관련해 “부속실에서 계산을 하기 때문에, 기관장이 내역을 다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우현 전 검사장은 뉴스하다와 통화에서 “아니오, 저 잘 모르고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 거 물어보려면 전화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ech23@daum.net
홍봄 기자 steelers031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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