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 설립취지문

지역언론에서 10년 넘게 취재기자로 활동하면서, 탐사보도를 경험한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대단히 높은 원천성을 가졌을 때, 정치인이나 관료 등 권력형 비리를 가장 먼저 취재했을 때, 몇 차례 탐사보도를 진행했습니다.
이마저도 데스크나 편집국장, 나아가 대표이사 중 한 사람이라도 마음이 맞지 않을 경우 사장되기 일쑤였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권력형 비리들을 세상에 알리자, 정직이라는 징계로 사측은 대응했습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오랫동안 노동조합을 운영하며 지역언론 기능 정상화, 사내 민주화 등을 위해 싸웠습니다.
그러나 돈을 가진데다, 권력화한 지역언론이 바뀌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조금씩 바뀌긴 했으나 새로운 사람이 오면 다시 되돌아가기 바빴습니다.
이런 형태의 일간지 보도 한계는 탐사보도에 대한 갈망을 키웠습니다. 탐사보도가 지역언론 기능 정상화와 지속 가능한 언론매체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노동조합신문을 운영하면서 깨달았습니다.
노조신문에서 벌인 탐사보도로 인해 지역 정치인이 공천에서 낙마하는 일도 있었고 보수가 득세하는 서울 한 자치단체장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정통 탐사저널리즘과 비영리 독립언론 운영 방식을 배우기위해 뉴스타파 저널리즘스쿨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뉴스타파 저널리즘스쿨을 다니면서 느낀 탐사보도에 대한 갈망은 열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그 열정이 독립언론 창간이라는 열매를 맺습니다. 탐사보도를 근간으로 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설립은 척박한 지역언론의 새로운 희망입니다.
매일 신문을 일률적으로 찍어내기 위해 보도자료를 쫓아다니고 정관재계에 입을 주목하는 저널리즘은 과감히 버리겠습니다.
권력과 자본 감시는 탐사보도의 뿌리로 생각하고 지역 정치인, 관료, 기업가, 토호세력 등을 항상 지켜보겠습니다. 특히 언론인까지도 감시의 대상으로 삼아 언론인과 정관재계 유착을 뿌리 뽑겠습니다.
우리는 공모를 통해 비영리 독립언론 매체명으로 ‘뉴스하다’를 선정했습니다. 움직임을 나타내는 ‘하다’는 명사에 붙어 또 다른 동사를 만들어내는 접미사 ‘-하다’가 되기도 합니다.
‘뉴스하다’는 제자리에 멈춘, 고여있는 사물의 이름이 된 듯한 ‘뉴스’라는 말에 ‘-하다’가 붙어 새로운 변화와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이제 인천·경기지역 최초 탐사보도 전문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하다’를 주목할 때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준 정회원들에게 감사하며 설립취지문과 뜻을 같이 해주면 좋겠습니다.

2023년 6월 1일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 공동대표 이창호·홍봄